2025년 5월 19일 새벽, 경기도 시흥시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50대 여성 노동자가 뜨거운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여 숨졌다. 윤활유를 뿌리던 중 벌어진 참사였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SPC 계열사에서 이런 산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손가락 절단 같은 사고도 5건이나 됐다. 이 반복되는 비극, SPC는 왜 변하지 않는 걸까?
끊이지 않는 SPC의 산재 사고
SPC 삼립 시화공장 사고는 SPC 계열사의 안전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과거 사고를 돌아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 뚜렷해진다.
- 2022년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3세 여성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사망했다. 혼자 일하다 벌어진 사고로, 안전 규정을 지켰다면 막을 수 있었다.
- 2023년 8월: 성남 샤니 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동료가 안전 조치를 안 한 채 기계를 작동해 생긴 참사였다.
- 그 외: 2019년 이후 SPC 공장에서 100건 이상의 산재가 보고됐다. 손가락 절단 등 중상 사고도 빈번했다.
이번 시화공장 사고도 비슷한 패턴이다. 노동자가 윤활유 작업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였다. 경찰은 CCTV와 동료 진술을 통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고,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본다. 만약 2인 1조 작업 같은 안전 규정을 어겼다면, 책임자는 업무상 과실치사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처벌로 끝나지 않는 문제다. SPC는 왜 매번 같은 비극을 반복하나?
SPC의 약속과 변하지 않는 현실
2022년 평택 사고 후 SPC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1000억 원 규모의 안전 투자, 재발 방지책을 약속했다. 허영인 SPC 회장은 “깊은 애도와 사죄”를 표하며 안전 개선을 다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2023년 성남 사고, 2025년 시화공장 사고까지, 산재는 끊이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인력 부족 문제를 수차례 제기했지만 경영진은 무시했다”고 폭로했다.
2022년 사고 때 SPC가 피해자 장례식에 파리바게뜨 빵을 보냈다는 일화는 여전히 회자되며 공분을 산다. SPC의 무성의한 대응은 불매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불매 운동과 사회적 반향
SPC 계열사에 대한 불매 운동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평택 사고 후 “피 묻은 빵 안 먹는다”는 구호와 함께 소비자들이 파리바게뜨, 포켓몬빵 등을 외면했다. 당시 파리바게뜨 가맹점 매출은 20% 이상 급감했고, 삼립의 포켓몬빵도 인기가 꺾였다. 2023년에도 SPC 삼립을 제외한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40~50% 감소했다.
2025년 시화공장 사고로 불매 목소리는 다시 커졌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진보당 이미선 부대변인은 “SPC는 현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죽음의 공장”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노동자의 희생, 언제까지?
SPC의 산재 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노동자 1인이 과도한 작업을 떠안고, 안전 규정은 무시되며, 경영진은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적 문제다. 2022년 KCTU 노조는 SPC 공장의 부당 노동 관행과 안전 미흡을 지적하며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SPC는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사고는 반복됐다.
피해자는 노동자들이다. 새벽 3시, 생계를 위해 일터에 나온 50대 여성은 더 이상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23세 젊은 여성, 50대 동료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죽음은 SPC의 안전 불감증이 낳은 비극이다. 불매 운동은 소비자의 분노를 보여주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SPC 경영진의 책임감과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서 나와야 한다.
마무리
SPC 삼립 시화공장 사고는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앗아갔다. 3년간 3명의 사망, 5건의 중상 사고. SPC는 약속했지만 변하지 않았다.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처벌만으론 부족하다.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려면 SPC의 체질 개선과 사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이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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